아픈 허리를 붙잡으며 길을 걸었다. 길을 걸으며 폰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알바를 할 시간이 다가왔었다. 난 정신없이 편의점으로 뛰어와 간신히 지각을 면하고 다시 평소처럼 알바를 시작했다.
"세영형~~~~~~"
"응."
"응? 형 목에 뭐에요?"
"?"
김윤은 내 목을 손으로 가리키며 만졌고 난 약간 따가운 느낌을 받아 내 목을 거울로 확인했다.
거울속 내 목은 충격적 이었다. 벌레에 물린 것처럼 목이 울긋불긋 붉은 자국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. 김윤이 계속 내 목에 생긴자국 들을 만져서 그런지 따끔거리며 약간 움찔거렸다.
"형 이거 왜 이런거에요."
평소의 강아지같은 김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. 아까까지만 해도 순했는데 지금은 왠지 화난얼굴을 하며 내 목을 계속 만졌다.
"읏. 야 그만해."
"이거 뭐냐고. 이거 키스마크 잖아."
눈을 찌푸리며 계속 내 목을 만졌고 난 결국 빡쳐서 만지고 있던 김윤의 손을 내리쳤다.
짝.
"그만해."
정색한 얼굴을 하며 김윤에게 말했고 김윤은 내가 내리친 자기손을 보며 멍해져 있다가 정신 차렸는지 아까의 순한 김윤으로 돌아왔다.
"미안해요~~~~형ㅠㅠ 제가 잠깐 정신을 잃었나봐요."
"됬어, 앞으론 그러지마."
"네ㅠㅠ 근데...형....."
"왜?"
김윤은 두 손을 꼼지락 거리다가 우물쭈물 하며 물었다.
"진짜 그 목 어떻게 된거에요?"
"하아...나도 몰라. 그냥 벌레 물린거겠지."
엄청 큰 벌레가...
"형, 오늘 시간있어요?"
"응?"
"같이 술마셔요."
"난 안마신다."
술만드는걸 좋아하지 술은 잘 못 마신다. 그러고 보니 오늘 바텐더 쉬는날이네.
"네~히힛. 그럼 나중에 데리러 올게요."
"응."
한참 뒤 알바가 끝나고 아직도 아픈 허리를 스트레칭 을 하며 김윤을 기다렸다.
그나저나 어제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지...?
아무리 생각 을 해봐도 기억이 안났다. 술 담아 준 거 까진 기억하는데...아무튼 허리 아픈거랑 뒤에서 끈적이는 뭔가가 흐르는걸 보면 아무래도 한거 겠지....
나 따 먹힌거야?
별로 상관은 없었다.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에 그저 무덤덤히 넘어갔다.
"형~~~~~! 저 왔어요~~~~^^"
"응, 근데 어디 갈거야?"
"이 근처에 맛있는 닭발집이 생겼대요~!"
"닭발?"
나 못 먹는데...
"그래, 가자."
김윤이 굉장히 먹고 싶어하는 얼굴로 날 바라봤기에 어쩔 수 없이 닭발집으로 향했다.
"어서오세요~!"
점원은 우리에게 인사했고 닭발과 소주 2병을 시켰다.
"너 다먹을 수 있냐?"
"네!"
젓가락으로 무뼈닭발을 집어 먹으며 김윤은 소주한잔을 들이켰다.
"크~형이랑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~"
"그러냐."
"형형~그 마스크 벗고 소주한잔 하세요~넹?"
"놉."
"힝ㅠㅠ 배 안고파요?"
"응."
"밥 먹었었어요?"
"아니, 오늘 그냥 귀찮아서 안먹었어."
"네에?! 그러면 안되요! 안그래도 세영형 말랐는데ㅠㅠ"
"ㅡㅡ;:)"
"근데 왜 마스크를 안벗는거에요?"
"음...그냥...."
"엥...제대로 안 알려 주실거에요?"
"(무시)"
김윤의 말을 무시한채 폰게임을 했다.
"형은 대학 다녔었어요?"
"응."
"오! 어디요?"
"너가 모르는데."
"엥ㅠㅠ 알려줘요ㅠㅠ"
"하...○○대학."
"엇, 우리형이랑 같은 대학 이네요?"
"그래?"
"네! 저희 형 이름이 김...ㅇ"
"됬어, 어차피 들어봤자 몰라. 대학 들어간지 얼마 안되서 학교나왔어."
"앗...죄송해요....."
"아냐. 빨리 먹기나 해. 음식 식겠다."
"네~히히"
김윤은 닭발과 소주2병을 마신 뒤 그대로 뻗었다.
"으음~형~~~~~"
"하..."
깊은 한숨을 쉬며 김윤을 힘들게 끌고 김윤의 자취방으로 갔다.
띠띠띠띠 탁 띠리링~☆
신발 을 벗기고 김윤 을 바닥에 눕혔다.
"휴....."
"으음...형~"
"왜."
"형....ㅎㅎ"
김윤의 누워있던 몸이 바로 일어나면서 내 팔을 잡으며 내 눈을 쳐다봤다.
".....뭐냐."
"세영형 귀여워요~"
"남자한테 귀엽다고 하지마."
"히잉~~~그래도 형은 귀여워요."
마스크를 쓴 내 얼굴을 두손으로 잡으며 눈길을 피하는 나를 보곤 김윤은 한 숨을 셨다.
"내 눈 똑바로 쳐다봐."
또다. 갑자기 또 성격이 변했다.
아까전 까지 만 해도 애교를 부리던 얼굴 과 말투가 온데간데 없고 무표정한 얼굴과 한톤 낮아진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.
"류세영."
"너...진짜 작작해라."
인상을 쓰며 난 내 얼굴을 잡은 김윤의 손을 때려고 했다. 김윤은 내 얼굴에서 손을 때고 내 두어깨를 잡고 벽으로 등을 밀치며 말했다.
"눈치가 없는거야? 아니면 없는 척 하는거야?"
"뭐?"
얘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.
"윽.."
등이 벽에 꽤 쎄게 부딪쳐서 그런지 등이 욱씬거렸다.
멍 들었나...
"너 이제 그만해."
김윤에게서 벗어 날려고 발버둥 을 쳤지만 소용없었다. 멀대같이 키만 큰 줄 알았더만 힘도 엄청쎘다.
"아파.."
"좋아해..."
"..?"
"좋아한ㄷ....쿨......."
"...에? 뭐냐. 갑자기 골아 떨어지고."
이불자리를 펴서 김윤을 눕히고 자취방을 나왔다.
"등 아파...허리도....."
등을 두드리며 난 집으로 향했다.
집안으로 들어가서 욕실의 거울 을 보니 등엔 역시나 멍이 들었다. 윗도리 와 바지를 다 벗고 보니 목부터 시작해서 허벅지 안 까지 키스마크 들이 가득했다.
"ㅁㅊ"